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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프스타일/맛집 · 카페

인천 연수동 함박마을 중앙아시아/러시아 식당 차이하나(ЧAйXAHA)

by Spemer 2021. 11. 1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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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1월 말 서울로 이사 오기 전까지 나는 인천 연수구 연수 4단지 함박마을이라는 동네에 살았었다. 그곳은 고려인,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 사람들이 모여사는 작고 조용한 동네이다. 2017년 초부터 2021년 초까지 4년을 살았는데 차이하나(ЧAйXAHA)라는 식당은 2019년 정도에 알게 됐고, 처음 가본 이후로 러시아 음식의 맛과 매력에 푹 빠져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다녔었다. 지난 주말에 드라이브 겸 송도를 다녀오면서, 오랜만에 함박마을도 들러서 차이하나에서 저녁을 사 먹고 블로그를 쓴다.

이 동네에는 중앙아시아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인지, 러시아어로 된 간판이 굉장히 많다. 이국적인 분위기와 현지인들의 음식을 한국에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. 특히 나는 양고기라면 없어서 못 먹는 정도인데, 보통의 한국 가게들에서 사 먹는 양고기보다 훨씬 맛있고 양도 많으면서 가격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이라 정말 많이 갔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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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이하나의 메뉴판. 가장 마지막 장의 '발티카'라는 맥주가 정말 맛있다. 보통 예전에 차이하나를 갔을 때 자주 먹었던 음식은 샤슬릭(양꼬치), 카프레제(슬라이스 한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위에 바질/바질 페스토와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), 우즈벡 필라프(소고기 볶음밥), 카잔 카밥(양고기 찜 + 또띠아, 이건 꼭 먹어야 한다), 국시(새콤달콤한 야채 국수) 등이 있다. 이 날은 카프레제(8,000원) 하나와 카잔 카밥(12,000원) 하나를 시켰다.

아래 감자, 오이, 토마토 등의 야채와 함께 나온 양고기 찜이 카잔 카밥. 사실 이 사진에 나온 음식들은 모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들이지만, 왼쪽 상단의 당근 김치는 정말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다. 무려 이미 음식이 나오기 전, 음식들을 기다리는 동안 당근 김치 한 그릇을 모두 먹어치우고 새로 받은 당근 김치의 모습. 카잔 카밥은 또띠아와 싸 먹기만 하면 조금 느끼한 감이 있는데(양고기의 기름이 정말 엄청나다), 당근 김치와 함께 싸 먹으면 현지인의 맛과 함께 코리안 패치를 약간 곁들인 느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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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사진에서도 잘 보이지만, 양고기는 기름이 정말 엄청나다. 먹을 때마다 식도와 위에 기름이 차는 게 느껴질 정도. 그런데 그게 기름진 삼겹살을 배불리 먹었을 때 느껴지는 기름이 아니라, 뭔가 굉장히 기분 좋게 포만감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의 기름기다. 저렇게 또띠아를 손으로 찢어서 찐 양고기를 한 점 올려놓고, 양파나 당근 김치를 올린 후 말아서 입에 넣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.

원래 함박마을에 자주 살면서 차이하나에 갈 기회가 많았을 때는 카잔 카밥 하나만 시켜서 먹었는데, 이 날은 너무 오랜만에 가서인지 카프레제를 시키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. 토마토와 생모짜렐라 둘 다 정말 싱싱하고 식감도 너무 좋다. 보통 서울의 식당에서 저만한 양과 퀄리티의 카프레제를 시키면 가격이 두배는 넘을 텐데, 8천 원에 저런 퀄리티의 카프레제라니. 저 날은 그래서 카잔 카밥 또띠아 한 입, 카프레제 한 입 이렇게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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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충 실내 분위기는 이렇게 생겼다. 티비에서 틀어주는 음악도 현지인들이 즐겨 듣는 러시아 멜론 탑 100 같은 음악인 것 같다. 항상 저 채널에서 노래를 틀어주는데, 일반적인 빌보드나 우리나라 차트 음악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. 정말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 온 것 같은 기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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왼쪽부터 카잔 카밥, 카프레제 샐러드 그리고 당근 김치. 당근 김치는 리필이 필수다. 약간의 고수가 들어가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, 나는 갈 때마다 최소 한 번은 리필해먹는 최애 음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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늦은 저녁시간 차이하나의 모습. 옆에 함께 첨부한 사진들은 근처의 다른 러시아 식당들이다. 사진으로 찍은 가게들 말고도 이 동네에 비슷한 맛집들이 정말 많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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밥을 다 먹고, 차를 주차해둔 함박마을 공영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예전에 자주 갔던 빵집에 잠시 들렀다. 빵집이라고 쓰여있기는 하지만 식료품점에 더 가까운 느낌. 이곳은 꿀 케이크가 정말 맛있다. 차이하나에서도 꿀 케이크를 파는데, 맛은 비슷하다. 둘 다 엄청 달고 엄청 맛있다. 우유나 라떼와 함께 먹는다면, 내가 지금까지 이런 맛도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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