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자동차를 갖는 건 아주 오랜 바람이었다. 특히 멀리 오지 캠핑을 떠날 때라던가 약속 없는 주말 집에서 심심할 때, 혹은 갑자기 어디론가 훅 떠나고 싶을 때.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계속 그랬다. 그리고 지난 11일, 벼르고 벼르던 나의 첫 차를 구매하게 되었다. 이유는 그냥 갖고 싶어서. 일에 필요한 것도 아니고, 출퇴근 용도 아니고, 아직 결혼을 안 했으니 가족을 위한 차는 더더욱 아니다. 그냥 내가 원해서. 요새 장도 안 좋던데 그냥 갖고 있는 주식 좀 팔아서 아예 새 차를 구매할까도 했지만, 한 번 장투 하기로 마음먹은 거 그냥 묻어두기로 하고,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중고차를 찾다 i30 PD 1.6T 스포츠 프리미엄 모델을 구입했다.
내가 해치백을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.
- 세단은 굳이 필요 없고, 세단보다 더 나은 거주성
- 달리기 + 와인딩이 하고 싶어서
- 캠핑을 자주 다닐 텐데, 큰 짐들을 자유롭게 넣고 다닐 수 있어야 함
그리고 그중에서도 i30를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.
- 잔고장이 없기로 유명한 차
- 17년식 준중형 차급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옵션(통풍시트, 파노라마 선루프, 메모리 시트 등)
- 골프를 사기에는 부담스럽고, 벨로스터를 사기에는 사고차가 너무 많고.
그렇게 몇 달 전부터 좁히고 좁히다 찾은 매물 4개 중, 두 번째로 봤던 게 이 차였다. 첫 번째 차는 주행거리는 더 적고 가격은 비슷했지만 내가 원하는 통풍시트와 파노라마 선루프가 없었고, 다른 두 매물은 i30 N라인 차량이라 최소 500~800만 원은 더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. 처음 이 차를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'아 컬러만 검은색이거나 하얀색이었다면 무조건 이거일 텐데...' 였으나 실물로 보자마자 홀린 듯 마음이 변했다. 너무 예쁜 파이어리 레드. 심지어 어제 구매 후 차 키를 받자마자 지어준 이 차의 애칭은 불개미다.
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지만, 생각해보니 가기 전에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. i30 차주분들의 글도 많이 보고, 유튜브를 통해 중고차 구매 시 주의사항이라던가 하는 것들. 그중에서도 '중고차파괴자'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그래도 대충 이 정도는 봐야겠구나~ 했었다. '중고차를 보러 오면 90%는 이렇게 행동합니다' 이런 제목이었다.
엔진룸 열어보고, 누유나 가스 상태도 확인하고, 내외부(단차나 에어컨, 디지털 장비 등)도 꼼꼼히 살펴보고. 야외에서 시승을 하는데 내가 달리는 걸 좋아한다고 하니까 딜러분이 속도를 높이며 패들 시프트 조작해주는 순간 감이 딱 왔다. 이 차는 내가 타야 할 차야...(영업당함 ㅋㅋ) 사실 아직 봐야 할 매물이 두 개 더 남았지만(둘 다 N라인), 그 차들은 이 차보다 가격이 많이 올라가서(최소 500~800만 원) 차라리 그냥 i30을 사고 N라인 범퍼만 따로 할까도 생각을 했던 터라 바로 이 차로 계약을 하기로 했다. 후…
성능기록부를 포함한 이런저런 서류들을 보고, 그 자리에서 바로 보험까지 들었다. 모든 계약서 작성하고, 보험료를 포함한 차값 + 이전등록비까지 모두 입금 완료되니 나의 손에 주어지는 차키(감동)!
타이어 공기압 체크부터 엔진오일, 에어컨 필터, 워셔액 등 이것저것 넣어주고 점검하고 교체해주고. 정비해주시는 아저씨께서 말없이 뚝딱뚝딱하다 보니 1시간 안 걸려서 끝난 것 같았다. 한 4만 원? 그리고 비록 중고차지만 어쨌든 새 차를 산 기분을 내고 싶어 바로 홈플러스로 자동차 용품을 사러 갔다.
자동차 앞유리에 두는 연락처용 번호판(?), 손세차 후 물기를 닦아줄 차량용 수건, 불스원샷 그리고 실내를 구석구석 닦아주기 위한 살균 물티슈까지. 에어컨 송풍구에 끼워서 고정시키는 무선충전기도 살까 했지만 어차피 차에 무선충전기가 기본 옵션으로 달려있어서 그냥 보기만 하고 말았다.
장을 다 보고 나서의 계획은 바로 구로에 있는 셀프 세차장에 가서 열심히 손세차를 하는 거였는데, 마침 타이밍 좋게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회를 먹으러 가자고 꼬드긴다. 회는 못 참지... 평소 같았으면 20분 정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, 괜히 한 번 타고 가 보고 싶어서 그 가까운 거리를 굳이 차를 끌고 갔다. ㅋㅋㅋㅋㅋ
만나자마자 역시 폭풍 수다부터 시작하고 당연히 오늘 차를 샀으니 차자랑도 같이~ ㅋㅋㅋ 원래 나는 미신이나 유사과학 같은걸 안 믿는 편인데, 친구가 그래도 오늘 차를 샀는데 고사 한 번은 지내야 하는 게 맞지 않냐며... 회를 먹고 바로 편의점으로 가더니 막걸리를 샀다. 나까지 세명이 만났는데, 사실 셋 다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어서 고사 지내는 법 검색하고 지내버리기~
https://link.coupang.com/a/bWIS0w
현대모비스 프리미엄 에탄올 워셔액, 2L, 1개 - 워셔액 | 쿠팡
현재 별점 4.8점, 리뷰 6779개를 가진 현대모비스 프리미엄 에탄올 워셔액, 2L, 1개! 지금 쿠팡에서 더 저렴하고 다양한 워셔액 제품들을 확인해보세요.
www.coupang.com
그리고 바로 다음 세차하러 고고~ 구로에 있는 셀프세차장. 사실 이것도 세명 중 두 명은 아예 처음 해보고, 그나마 손세차를 해봤다는 한 친구도 사실 태어나서 한 번밖에 해본 적이 없다고 ㅋㅋㅋ 뭐 어때~ 일단 들어갔다. 팔이 뒤로 밀려나는 수압에 깜놀.
마침 같이 갔던 친구들 중 한 친구는 집이 세차장 바로 앞이었고, 다른 한 친구도 나랑 동네 친구여서 둘 다 집 앞까지 데려다준 후 나는 집 근처를 한 바퀴 더 돌다 집에 들어왔다. 괜히 드라이브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, 차에서 내리기 싫어서(나만 그런 건가..? ㅋㅋㅋ). 파노라마 선루프 열고, 시원한 가을밤 공기 마시며 차 없는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나니 이걸 왜 이제야 샀을까 싶었다. 이제 더 이상 뚜벅이 캠퍼도 아니다. 필요에 의한 구매가 아닌, 오직 나의 물욕과 만족을 위한 차. 앞으로 잘 부탁해 불개미!
아래는 어제 하루를 담은 초보 유튜버의 브이로그. 좋아요 댓글 구독 부탁해요!
https://youtu.be/YQng6HB9mbs
'라이프스타일 > 자동차' 카테고리의 다른 글
i30 PD 1.6T 모델에 튜익스 다운스프링 & N라인 서스펜션 장착하기 (1) | 2022.03.08 |
---|---|
i30 PD 1.6T 스포츠 프리미엄: 주행 배기음, 악셀링 및 팝콘 (0) | 2022.02.03 |
i30 PD 1.6T 엔라인 범퍼 및 디퓨저 등 외관 튜닝 (2) | 2022.01.02 |
i30 PD 1.6T 스포츠 프리미엄 커스텀 배기 튜닝 & 구조변경 인증, 팝콘/주행 배기음 (0) | 2021.11.26 |
[i30 PD] 사이드미러 커버 분리 & 교체 (0) | 2021.10.26 |
댓글